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속 데이터 주권을 생각하다
제 이름은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우영우 입니다.
며칠 전 몰아치기로 네***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보았다. 16부작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보통의 똑똑하고 매우 이성적으로 법을 바라보는 것과는 달리 "자폐증"이 있는 "문제적" 변호사가 일을 의뢰받고 풀어가는 특별한 드라마이다.
1편인 노부부 폭행사건부터 15/16부 온라인 쇼핑몰의 해킹 사건에 이르는 동안 때론 승소하기도 하고 패소도 하면서도 끝내 변호사를 천직으로 받아들이는 변호사 우영우 (박은빈 분)의 연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개인적으로 최근에 많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데이터 주권에 관한 마지막 15/16부는 드라마를 본 후에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었다. 드라마 속 대사라고 보기에 너무 실제적인 대화인 듯해서 그렇다.
![](https://blog.kakaocdn.net/dn/Iu4rl/btrNo7RciKz/pC67JFdkus5jsfNrOPzRG1/img.png)
형 : 회사 해킹해서 고객들 개인정보 빼내면 어때? 그럼 내가 그 친구 설득해볼게. 거봐라. 보안 쪽에 투자를 안 하니 이렇게 당하지 않냐.
동생 : 너무 위험한데요. 해킹당한 게 알려지면 경찰도 수사를 할 텐데.
형 : 내가 많이 알아봤어. 개인정보 유출은 괜찮아. 벌금으로 1억 정도 내고, 홈페이지에 사과문 올리면 다 끝이야.
개인정보제공에 대한 동의를 받았으므로, 아낌없이 주어진 개인정보는 기업을 위해 여러 방편으로 사용될 수 있다.
빅데이터와 AI를 통한 개인의 취향을 먼저 알려주기도 하고, 채팅을 할 때는 한 글자만 적어도 "자동채움" 서비스를 제공하고, 친구의 생일에는 생일선물을 가격대별로 추천도 해 준다. 온라인상의 나의 모든 행동은 기록되고 거래되며 측정되어 "나보다 더 나를 잘 아는 공룡"이 곳곳에 존재하고 있다.
If you're not paying
for the product,
만약 당신이 상품에
대가를 지불하지 않으면,
then you are the Product.
당신이 바로 상품이다.
네플릭스 드라마 "소셜딜레마" 중
스마트폰을 한동안 덮고 있으면 왠지 중요하고 재밌는 연락이 오지 않았을까 하는 궁금함에 나도 모르게 스마트폰을 열어보는 것은 이제는 밥 먹는 것보다, 손 씻는 것보다, 부모님께 전화하는 것보다 훨씬 더 자연스러운 세상이 되었다.
![](https://blog.kakaocdn.net/dn/s0vUa/btrNmznMMNo/DREsrFyxn1Lq1zkuJnaqJk/img.jpg)
과거 50여년 동안은 실리콘실리콘 밸리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라는 상품을 만들어 팔아왔다.
그리고 2005년 구글과 페이스북 같은 지금의 인터넷 공룡들이 초기에 나왔을 때에는 지금의 모습을 상상하지 못하였다. 회사 건물도 없고, 무엇을 만들어 내는 그런 곳이 아닌 실체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때부터 그들은 자신의 이용자들을 오히려 팔고 사는 상품화 하고 있는 것이다.
좋지 않아도 그냥 "좋아요" 누르거나, 하트를 누르는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나의 기록을 웹상에 발자국을 찍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사용하는
상품에 돈을 내지 않고
광고주들이 우리가 쓰는 상품에
돈을 냅니다.
광고주가 고객인 거죠.
팔리는 건 우리 소비자입니다.
네플릭스 드라마 "소셜딜레마" 중
나의 데이터에 대해서 내가 소유권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우리 민법 98조에서는 물건에 대하여 "본 법에서 물건이라 함은 유체물 및 전기 기타 관리할 수 있는 자연력"이라고 정의한다. 유체물이니, 자연력이니 하는 말에 대한 정의를 더하지는 않겠으나, 결론적으로 데이터는 유체물은 분명히 아니고, 무체물일 수는 있으나 자연력에는 포함이 안된다. 즉, 민법상으로 물건이 아니므로 나의 정보(데이터)에 대한 나는 소유권이 없다.
만약 민법이 개정되어 인터넷을 이용하면서 개인정보제공을 동의하여 업체에 제공할 경우, 개인정보를 활용한 "대가"를 사용자에게 부과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실제 민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되었다고 들었는데, 과연 그렇게 될지... N, K, S 같은 나름 큰 우리나라의 IT 업체들에게는 큰 위기일 수도 있을 듯싶다.
지난해 경기도에서 지역화폐로 개인의 데이터를 제공한 대가를 현금처럼 사용하는 사례가 있다.
내가 사는 용인시도 해당이 되는 줄은 몰랐는데, 당장 알아봐야겠다.
![](https://blog.kakaocdn.net/dn/FP7Xk/btrNoJ39Lb6/5kL8sNRnCE9FWgJNU3cc1k/img.png)
아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나의 정보가 인터넷에 존재한다. 이제는 없앨 수도 없다. 현명하게 이용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지만, 실제 나의 데이터에 대한 나의 권리는 아직 없다.
그렇지만, 나의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바른 법적인 규제와 함께 "데이터 주권"에 대한 우리 스스로의 관심이 제일 먼저일 것이다.
나의 데이터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제공이 되고 있는지 알 권리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주권을 가질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
![](https://blog.kakaocdn.net/dn/0FmeH/btrNotN0Neh/x45AYv3MYu0TsIVwjlw9jK/img.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