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Book Review/01. 고전 및 인문

<뉴욕 정신과 의사의 사람 도서관> 나종호 작가와의 만남

스티브 다 빈치 2022. 10. 14. 07:36

 

 
뉴욕 정신과 의사의 사람 도서관
‘사람 책’을 대여해주는 사람 도서관에서는 내가 ‘빌린’ 사람과 30분 동안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소수 인종부터 에이즈 환자, 이민자, 조현병 환자, 노숙자, 트랜스젠더, 실직자 등 다양한 사람이 그들의 값진 시간을 자원한 덕에 이 도서관은 유지된다. 타인을 향한 낙인과 편견, 혐오를 완화하고 이해와 존중, 공존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덴마크에서 처음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이제 전 세계 80여 개 나라에서 운영되고 있다. 대학에서 심리학을 공부한 뒤, 자살 예방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픈 생각에 정신과 의사로 전향한 예일대학교 나종호 교수는 첫 책 《뉴욕 정신과 의사의 사람 도서관》에서 사람 도서관 ‘사서’를 자처한다. 저자는 마치 사람 도서관처럼 자신의 환자들과 다른 사람들 사이에 다리를 놓아줄 수 있기를 바라며 이 책을 썼다. 책에는 저자가 미국 메이요 클리닉과 뉴욕대학교 레지던트를 거쳐 예일대에서 중독 정신과 전임의(펠로우)를 하는 동안 만난 다양한 환자들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말 그대로 인종도, 성별도, 나이도, 직업도, 성 정체성도 제각각이다. 공통점은 모두 사회적 약자이자 소수자라는 것이다. 그들의 ‘이야기’를 대신해 들려주는 이유는 분명하다. 이야기의 힘을 믿기 때문이다. 저자는 “정신과 환자를 비롯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향한 대중의 낙인과 편견을 가장 효과적으로 줄이는 방법은 낙인이나 차별의 대상이 되는 집단 구성원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일”이라고 말한다.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는 “삶의 많은 문제는 사람을 향한 오해와 낙인 그리고 혐오에서 온다. 심리적 문제를 앓고 있는 사람들, 소수 인종, 성소수자. 이들에 대한 오해만 걷어내도 우리 삶은 자유로울 것”이라며 “이 책이 우리에게 그런 자유를 맛보게 해준다”는 추천사로 일독을 권했다.
저자
나종호
출판
아몬드
출판일
2022.05.27

 

온라인 독서모임 세모람 참여 네번째 이야기

코로나 격리로 쉬면서 아무것도 하기 싫은 시간 속에서 유일하게 손에 들려있던 것은 "뉴욕 정신과 의사의 사람 도서관"이란 책이었다. 정신질환을 겪는 사람들을 이해하고, 내가 경험하지 못한 주위의 사람들과의 공감을 이해하도록 알기 쉽게 풀어 주었다.

석달 전 직장 내 노조활동을 하는 와중에 후배가 겪은 고민을 들어준 일이 있다. 나름 공감을 하면서 그를 위해서 뭔가 다른 방법을 찾아주려고도 했고, 나의 시간을 공들여서 같이 고민도 해 주었다. 그렇지만, 이후 그에게 있어 그 고민의 시간들이 "공감이 아닌 동정 어린 시선" 이었다는 말을 들었으며, 꽤 불쾌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나에게 있어 공감능력이 부족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마침 이 책을 읽어 가면서 사람을 대하는 방법과 스킬에는 배움이 필요하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오랜만에 참석한 모임에 굉장히 많은 분이 함께 해주시니 1시간 30분이 금방 지나갔다. 책 읽기 전 저자 질문 생각하기 - 참여자 개인 소개 - 작가의 미니강연 - 질문 및 의견 나누기 순서로 진행이 되었다.

"책을 읽기 전 질문"을 사실 책을 읽은 후에 생각을 해서 조금 엇박자가 되었으나 그래도 적어본다.

1. 나와 완전히 다른 사람에게 공감하는 것이 가능할까?
공감하고자 한 사람과의 관계에 따라 공감이 될 수 도 있고 되지 않을 수도 있는 거 같아요. 나보다 훨씬 돈이 많은 사람이 부동산이라던지 다른 금융적인 문제를 고민할 때 이해하고 싶어도, 공감하고 싶어도 쉽게 공감하기엔 좀 거리가 멀다.

2. 공감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공감하기 위해 나의 마음을 먼저 준비하는 것.
고3 아들의 고민을 들어주기 위해 대화에 나서기 전 아내와 먼저 의견을 나누어 보는데, 우선 대화중에 아들의 말을 끼어들지 말고 끝까지 듣자, 결코 화를 내지 말자 등 나 자신의 마음을 먼저 잡고 나서 대화를 하면 충분한 공감이 된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아들로부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다른 사례로, 아내와 언쟁이 있을 경우 싸움의 끝은 거의 언제나 "나의 잘못에 기인하였기에 공감을 먼저 하자"라는 마음으로 임하게 된다. 이미 "진다, 미안하다"라는 입장을 나 스스로 받아들인 상태이기에 아내도 긴 시간이 걸리지 않게 화를 내어도, 언쟁이 끝날 무렵에는 화해의 무드가 돌아온다...

3. 꼭 같은 경험을 해야만 공감할 수 있을까?
직접적이지는 않더라고 간접적인 경험 또는 내가 상상할 수 있을 정도의 감정의 깊이가 있어야 공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느낀 공감과 상대방에 나에게 느낀 공감이 항상 같을 수는 또한 없다.


나종호 작가님의 미니강연

나는 글을 쓰는 것을 참 좋아하는구나, 미래에 대한 진로 고민중에 정신과 의사를 택하면서도 좋아하는 글쓰기를 계속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꾸준히 글을 써 왔음

우연한 기회에 극단적인 선택이 아니라 라는 글을 통해 소통의 즐거움을 알게 되었고, 출판사의 제안을 고민하던 중 "왜 글을 쓰는가""라는 질문에 환자들을 경험하면서 깨우친 경험과 감정을 담은 글을 쓸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게 됨.

"사람도서관" 에 관한 TED에서 본 영상을 통해 감명을 받고, 내 주변의 사람들 모두가 나의 사람 도서관의 "책"이 될 수 있겠구나 라고 깨닫게 되면서 책을 집필하게 되었음.

실제 사람도서관 모습 - 일상 커피숖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모습과 유사

Theme 1 두 사람 사이의 거리 : 한 사람이 전혀 다른 환경을 접하면서 정신질환은 남의 일이라고 간주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어느 날 갑자기 암에 걸리거나 정신질환에 걸리면....남의 일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다.

Theme 2 그 사람이 떠난 게 믿기지 않아요 : 애도에 대한 또 다른 감정...떠난 사람에 대한 나의 감정을 정리하고 새로운 나를 만나는 과정...그렇지 않으면 사회 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한다.

Theme 3 기억을 함께 걷는 시간 : 지속적인 노출 치료가 필요하다.

Theme 4 응급실 이야기 : 사고나 죽음은 우리 모두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야...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덜 중요한것이 아니다.

Theme 5 그녀의 신발을 신고 걷다 : Walk a mile in one's shoe. 연예인 중에서 커밍아웃한 홍석천과 하리수에게 정말 큰 용기가 필요했던 것이다. 내가 그들의 신발을 신어보기 전에는 그들을 함부로 평가할 수는 없다.

빈센트 반 고흐의 신발

Theme 6 공감과 동정, 그 사이 어디선가 : 공감은 동일시하는 것이 아니다. 같은 경험을 하면 나의 경험이 압도하므로 공감하기가 오리혀 더 어렵다.

그 사람의 입장을 생각하지 않는 이상,  
그 사람을 완전히 이해하기란 불가능한 거야.  
그 사람 살가죽을 입고,  
그 사람이 되어 걸어 다니지 않는 한..
- 하퍼 리 앵무새 죽이기 중 -  

Theme 7 공감을 넘어, 고통의 나눔으로 : 타인에게 공감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자신과 다른 사람의 차이를 존중하고 이를 가치 있게 여기는 과정이 바로 공감이다.

타인의 눈에 비친 세상도 가치 있는 일임을 인지하자,  
둘째,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 나의 세상을 한 발자국 벗어나자,
셋째, 나와 많이 다른 사람일수록 더 배울 것이 많다.

 

Theme 8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 : 올림픽 23관왕 수영선수 마이클 펠프스에게 있어 메달을 딴 것보다 더 의미 있는 일이 있다. 그것은 본인의 우울증을 털어놓음으로써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준 일이 그것이었다. 본인의 정신질환을 털어놓은 용기는 그 무엇보다 크다.

Theme 9 중독은 의지의 문제일까 : 중독은 질환이지 의지의 문제가 아니다.

Theme 10 자살은 극단적 선택이 아니다 : 자살로 마감될 경우 죽음이 삶을 압도하는 것이 싫다.

생각해 본 질문

질문 1 : 우리 아이들에게 게임중독이 많다고 이야기하는데, 그 아이들의 의지가 아닌 질환으로 바라봐야 하는 것인지는 의문이다. 만약 그렇게 본다면, 게임중독이라는 말은 부적절하지 않을까?

질문 2 : 공감을 하기 위해서 상대방에게 나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의 이야기를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 방향의 공감이 아닌 양방향의 공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실제 정신과 의사로서 양방향보다는 한방향일 수 있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되는데 어떤가요? 의사로서의 개인적인 이야기나 경험을 함께 이야기를 해 주시는지 궁금합니다.

참여 소감
사람도서관을 통해서 비록 내가 겪지 못한 경험이라도 마음을 열고 그 사람을 위한 애정이 있다면 동정을 넘어, 충분한 공감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하고자 한다.

살고 있는 용인시의 도서관사업소 내에 "휴먼북 서비스"가 있어서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있다. 다양한 "사람책"을 온라인/오프라인으로 만나 애써 외면했던 나의 "공감"능력을 조금 더 키워나가도록 참여를 해보아야겠다.

https://lib.yongin.go.kr/intro/menu/12981/contents/41382/contents.do

용인시의 휴먼북 서비스 화면

 

세모람 모임 참여 안내
늦가을 바람 속에서 마음 따뜻한 사람들과 함께 사람도서관의 "책"을 만나 보실 수 있는 곳으로 초대합니다.

세모람 (semoram.com)

 

세모람

저자와 함께하는 랜선 책 모임

www.semor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