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 정보 나누기

기억과 시간을 이기는 기록으로 "나"라는 역사를 남겨보자.

by 스티브 다 빈치 2022. 9. 28.

기억과 시간을 이기는 기록으로 "나"라는 역사를 남겨보자. 

인류가 탄생한 이래로 덩치는 가장 작은 우리 인간이 지구를 정복한 것은 집단지성의 힘이다. 즉, 개개인은 작고 약하지만 모였을 때 그리고 머리를 맞대어 무서운 동물이나 재해에 대하여 극복을 해 왔기 때문이다.

그 집단지성의 힘은 바로 이전 세대로부터 내려오는 각종 그림이나 음악, 그리고 기호나 문자를 통해 배워진 경험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결국 이 모든 것은 형태가 다른 기록의 산실로서 "기록"이야말로 우리 인간에게 있어 그 명맥을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행위임에 틀림없다.

우리 역사에 있어 최고의 기록문화유산 두가지를 통해 기록이 얼마나 중요한지 간단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조선의 태조 이성계로 부터 철종까지의 조선왕조 오백년의 역사를 기록한 "조선왕조실록"이 있다.

한 왕조가 500년 이상 넘게 존속하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더구나 조선처럼 정체 세력과 제도가 복잡한 나라에서 그 오랫동안 같은 기록물을 유지하면서 역사를 보존하고자 한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기록을 통해서 각 왕과 가족들의 관계를 포함하여 외세의 침략에 대응한 방법, 천문사실의 기록, 양반과 백성들을 위한 각종 제도 등을 상세히 살펴볼 수가 있다. <국보 재 151호>로 지정될 정도의 가치를 지닌 세계적인 역사 기록물로서의 조선왕조실록을 통해서 후대에 역사가 되고, 그 역사를 통해 본보기를 삼으라는 교훈을 주려고 한 것이다. 절대적인 왕국체계에서 자신의 행동과 말이 모두가 기록된다는 사실이 왕에게 큰 스트레스가 될 것이며, 사관들에 대한 압박이 심했을지라도 결국 기록을 남겨야 되겠다는 의지는 대단했던 것이다. 

박시백님의 조선왕조실록,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

유네스코는 2013년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를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지정을 하였다.

임진왜란이라는 동아시아 최대의 전쟁 속에서 장수의 입장에서 진영에서 직접 보고 들은 것을 기록한 진중 일기이다. 임진년 1592년 1월 1일부터 무술년 1598년 11월 17일까지 2,539일 동안 전투에 급해서 시간이 없었거나, 옥에 가두어진 특별한 경우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기록하였다. 특이한 것은 임진왜란이 발발한 1592년 4월 13일의 훨씬 이전인 그 해 정월부터 일기를 적은 것이다. 이미 전쟁을 예상하였고, 그 전년도에 서애 류성룡의 천거를 받아 전라좌수사로 부임된 후 거북선을 만들고 화포를 개발하고 전투 인원을 훈련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면서 일기도 전쟁에 미리 대비하여 기록한 것 임을 알게 해 준다. 매일 일기를 적으면서 전투에 임하는 자세를 바로 잡고, 전략을 세우며, 조정으로부터의 압박을 이기는 탈출구로 삼았을지도 모른다. 내일 죽을지도 모르는 전장에서 붓을 들어 고난의 시간을 버틴 성웅 이순신의 위대함은 바로 <난중일기> 자체로 증명되었다.

지난 6월경, 티스토리에 포스팅을 하면서 나의 일상사도 기록하고, 책이나 영화 리뷰도 하고, 여유가 되면 "구글애즈"를 통한 광고비도 벌 수 있다는 목적으로 포스팅을 시작하였다. 하지만, 매일 느끼는 작은 생각이나 느낌, 하루에 겪은 특별한 이슈를 통해 찾아보고 사람들과 댓글 공유로 소통하는 것이 더 큰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독자수, 공감숫자에 얽히지 않고 자유로운 나의 기록을 하루하루 남기는 스스로의 노력을 높이 사려고 한다.

1992년 공군사관학교에 입교하기 위해 훈련을 들어간 첫날의 소감을 볼 수 있다.

한달이 지나고, 일년이 지나고, 오년이 지나고, 10년이 지났을 때 나의 티스토리는 mystory가 될 것임에 분명하겠다. 나의 가족에게 어쩌면 죽을 때 사망보험금 말고는 남길 것이 없을 수도 있겠는데, 티스토리 글을 남기는 것도 추가될 수 있기에 행복하다.

2009년의 어느날 업무수첩 일부

오늘 내가 적은 한 줄의 기록이 모여 일주일이 되고 그게 모여 1달, 한달이 모여 1년이 되면 나라는 사람의 역사가 된다. 작은 메모지 하나가 나중에 아주 큰 역할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당장은 기억하는 것 같아도 되돌아서면 잊고, 시간이 좀 더 흐르면 결국은 무엇을 알았는지, 무엇을 기억했는지 그 사실 자체가 없게 된다. 작은 메모지 조각, 개인일기, 블로그 등을 통해 아주 작고 초라할 수 도 있는 나의 역사를 기록함으로써 언젠가 "훨씬 커진 나의 역사"를 위해 노력해 보면 어떨까!!!  

기록만이 기억과 시간을 이기는 최고의 행위이며, 나의 역사를 남기는 가장 손쉬운 방법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