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일차 : 지난 9월 26일 월요일 새벽 아침, 알람 4시 30분이 울리기 10분에 깼다.
코가 막혀 답답해서 깬 적은 없는데...
샤워를 하고 나니 몸이 다시 가뿐해져 정상적인 월요일을 지냈다. 그런데 오후부터 코가 다시 막히기 시작한다. 이거 뭐지? 하며 한쪽 코로만 숨을 쉬느라 답답함을 느끼는 정도로 저녁을 보낸다. 저녁 식사 후 샤워를 하니 막힌 코가 다시 뚫렸는데도 어깨가 많이 뻐근하다. 전날 풋살을 심하게 해서 그런가? 누구랑 심하게 부딪힌 것도 아닌데.... 자고 나면 괜찮아지겠지...
D-0일차 : 새벽 알람시간 1시간 전 3시 반에 잠이 깼다. 몸이 으슬으슬거린다. 몸살이 온 것 같다. 코는 양쪽 다 막히고, 어깨와 무릎이 시린 듯 전형적인 몸살 기운이 느껴진다. 목도 약간 아프고, 몸에 열이 나는 것도 같았다. 체온계로 온도를 재니 36.6도! 그냥 몸이 피곤해서 그렇게 느껴졌나 보다.
생각해 보니 해마다 맞는 독감접종을 올해는 아직 안 했는데, 독감에 걸린 건가 하였다. 이미 잠이 깨 버린 상황이라 커피 한 잔 마시며 TV를 보는데, 점점 더 열이 나는 느낌에 특히 무릎 양쪽이 후들후들 거린다. 같이 잠이 깬 아내는 "혹시?" 라며 말한다.
지난 3년간 검사를 무려 13번이나 했으나 한 번도 양성으로 나온 적이 없었기에, 아내의 말을 애써 무시하면서 출근시간까지 좀 괜찮아지려나 했는데 점점 더 상황이 악화되었다. 병원의 담당의사는 이미 나의 가족원들과 여러 차례 만났기에 나를 보더니 "드디어 걸리셨네요!!!"라며 마치 축하하는 듯 농담도 하시며 처방을 내리셨다.
"양성"에 따른 일주일 격리를 해야 한다고 한 다음부터 몸은 그에 맞게 반응을 더 심하게 하기 시작했다. "양성"임을 뇌가 받아들여서 였을까, 나의 몸은 이제 스스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부 다 아프기 시작했다.
머리는 뒤쪽이 아픈 편두통으로, 코는 양쪽이 다 막혀 숨을 제대로 못 쉬고 코맹맹이 나는 것으로, 목은 약간 답답한 정도로, 어깨와 상체는 큰 벽에 세게 부딪힌 듯한 타박상으로, 허리와 무릎은 차려자세로 1시간 이상 서있었던 느낌으로 나를 통제하였다. 어차피 격리로 회사 가지 않고 일주일 동안 집에서만 있으니 실컷 영화랑 책이나 보면서 지내야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왜 이리 귀찮은지 모르겠다.
D+1~2일차 : 약도 열심히 먹으며 피곤한대로 계속 자고 먹고, TV보다 잤다가 컴퓨터 하다가....모든 상태는 그대로인데, 이틀째가 지나니 어깨와 허리, 무릎에서 느껴졌던 근육통의 느낌이 적어졌다. 그렇지만 오히려 목에는 고등어 먹다 가시가 하나 걸린 느낌이 추가되었다. 따끔거리고 무척 신경이 거슬린다. 열은 느껴지지만 역시 정상체온이다.
3일치 약이 다하였고 그냥 지나기엔 아직 갈 날이 먼 듯하여 병원에 전화하니 직접 방문해서 진료받고 약을 받아가라고 한다. 코로나 초기에는 대면진료가 안되었는데, 이제는 허용이 되는 것이다. 새로운 약을 처방받아 다시 전투에 돌입한다.
D+3일차 : 9월 30일은 결혼기념일이라 근사한 베이커리 카페를 예약하여 오붓하게 선물도 주고 사진도 찍고자 했는데 격리라는 선물을 대신 주었다. 어디를 갈 수 없어 외출하는 딸을 통해 주문한 꽃을 배달하여 주었다. 신랑의 격리로 아내도 어디 가질 못하고 옆에서 임금님으로 수발해주니 더없이 고마왔다.
목에는 고등어 가시 하나 대신 압정 3개가 들어왔다. 까칠까칠 침을 삼킬 때마다 목을 찌른다. 아침 양치를 마친 후 갑자기 헛구역질을 했다. 먹은 것을 토한 것이 아니고 목에 걸린 가래를 뱉은 것이다. 깜짝 놀랐다. 목에 가래가 있었네??? 그래서 계속 목이 따가왔던 것일까?
재밌는 영화를 볼 때는 오히려 의식을 안해서 그랬는지 목에 아픔을 잘 느끼지 못했다. "역시, 목이 아프다라고 의식을 하는 순간 아픈 것이었다". 이제 코는 양쪽이 다 뚫려서 답답하는 않아 다행이다. 밤에 잠을 잘 때 편두통으로 머리가 아파 타이레놀을 함께 먹었다.
D+4~5일차 : 두통도 이제는 거의 없고, 몸에 열도 없고, 근육통도 없다. 그러나 목은 최악이다. 이제는 압정 5개가 들어와 있다. 역시 아침 양치 후 이틀간 한 번씩의 헛구역질을 했다. 의도치 않게 헛구역질을 한 것이 우습다. 일부러 한 것도 아닌데....왠지 양치를 한 것이 영향을 준 것 같다. 두 번의 헛구역질은 예상대로 두번이나 목에 걸려있던 가래의 일부를 배출해 주었다.
왜 이렇게 배가 고픈지 모르겠다. 밥을 적게 먹은 것도 아닌데....배에 꼬르륵 소리가 많이 난다.. 간헐적 단식을 가끔씩 하는 내게 배가 고파 소리가 난 적은 없었다.... 식욕이 많이 생긴 건가??
밤에 자려고 할 때쯤 물을 한 잔 마시면서 삼키는데, "어? 목이 덜 아프네? 하며 나도 모르게 말을 하였다. 이 말을 들은 아내가 안심을 하며 자고 나면 좀 더 나아질 거 같아 라며 안심을 시켜주었다. 그래서일까 오래간만에 편한 마음으로 누웠다.... 제발....
D+6일차 : 와우! 목이 안 아프다. 목에 결렸던 압정 5개는 사라지고 약한 말랑말랑한 고등어 가시 하나가 남아 있는 느낌이다. 참을 수 있고 곧 빠져서 목이 안 아프리라는 확신이 선 아침이다. 역시 아침 양치질을 했는데, 헛구역질이 안된다. 목에 걸려 있을 가래를 뱉고 싶었는데, 안된다. 살짝 아쉽지만 안되는 거라 그냥 포기했다.
오늘도 하루 내내 배가 고팠다. 많이 먹었는데도 조금 있으니 또 배가 꼬르륵 소리가 난다. 하루종일 간간 재채기를 조금은 하였지만, 몸의 컨디션은 거의 정상을 회복한 듯 하다. 며칠간 집에서만 있어서 일까 몸의 힘이 없어 운동이 필요하다고 느껴지기만 할 뿐이다.
커피를 마셔보았다. 왜 커피에 인삼 냄새가 나는지 모르겠다. 수년째 먹던 맥심커피 그대로인데, 맛이 이상하다. 혹시나 해서 한 번 더 타서 마셨는데 역시 이상하다. 아내에게 말했더니, 무슨 소리냐며 핀잔을 준다. 다시 마셔 보아도 역시 인삼냄새가 나는 나, 이상해진건가?
경험했던 특이한 내 몸의 여러가지 반응
1. 아침 양치질 후 헛구역질하며 내뱉은 목에 걸려있던 가래 내뱉기
2. 수년간 마셔왔던 맥심커피에 갑자기 인삼 냄새가 난 이야기
3. 몸의 이상증세를 일으킨 순서 : 코막힘 - 근육통 - 편두통 - (열) - 목 (회복되는 순서도 동일)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6일간 이제껏 경험하지 못했던 "목 안에 압정 3개 걸려있는 시간"을 보냈다. 집안 격리를 통해 세끼 모두 챙겨준 와이프와 불편한 생활을 함께 한 딸과 아들에게 미안함이 크다. "아빠는 건강해서 코로나 걸리지 않을 거야" 하며 가족들에게 큰소리 빵빵 쳤더 내가 부끄럽다. 건강하다고 그냥 손 놓고 있다가 예외 없이 걸린 것이기 때문이다.
나처럼 방심하다 코로나에 걸린 사람이 얼마나 될까? 결국 엔데믹으로 가는 막바지에 제대로 한 방 먹은 것이다. 건강을 과신하면 역시 안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반성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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